호르무즈 해협 한국 선박 화재 이틀째…사고 원인에 촉각
정부, 사고 선박 예인 착수…현지에 전문가 급파
트럼프 "이란이 발포"…정부는 신중한 기조 유지
미국과 이란이 충돌한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사 HMM 운용 선박이 폭발과 화재 사고를 당한 지 이틀째인 5일 사고 원인에 대한 의문을 중심으로 상황은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부는 사고 선박을 인근 항구로 예인해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고 원인으로 이란의 공격을 지목하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 작전에 대한 한국의 동참을 압박했지만, 정부는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 사고 선박 예인해 원인 조사…전문가 현지 급파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에 따르면 사고가 난 중소형 벌크 화물선 'HMM 나무'(파나마 국적)는 화재 진압을 완료하고 인근 항구로 예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고가 난 배에는 한국 국적 선원 6명을 포함한 24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지만,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진압 이후 추가 피해도 없는 상황이다.
사고 선박은 정상 운항 여부가 불확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인근 두바이항으로 예인해 피해 상태를 확인하고 수리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도 예인 이후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청와대는 이날 강훈식 비서실장 주재로 호르무즈 해상 선박 화재 점검 회의를 열어 선사 자체 조사와 별도로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소속 조사관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를 현지에 급파하기로 했다.
예인 과정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원인 분석에는 수일이 걸릴 것으로 청와대는 보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시점은 한국 시간으로 전날 오후 8시 40분께였다. 미국이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선박들의 탈출을 지원하기 위한 '해방 프로젝트'에 착수한 무렵이었다.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이 선박의 기관실 좌현 쪽에서 폭발 소리와 함께 불이 났고, 선원들은 이산화탄소를 방출해 4시간가량 진화작업을 벌였다.
사고 직후 정부는 인근 우리 선박들도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것을 지시했고, 아랍에미리트(UAE) 앞바다에 정박하고 있던 한국 선박들은 카타르 쪽으로 운항에 나섰다.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서 좀 더 안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은 모두 26척이며 한국인 선원은 외국 국적 선박에 탄 인원을 포함해 160명이다.
◇ 사고 원인이 초래할 외교적 파장에 촉각
초미의 관심사는 HMM 나무호의 사고 원인이다. 사고 원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외교적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은 '해방 프로젝트' 작전과 관련한 선박 이동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화물선 등 무관한 국가들을 향해 몇 차례 발포했다"며 이란의 공격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도 이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 작전에 한국이 동참할 것도 압박했다.
정부는 사고 원인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HMM 나무호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예인 이후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신중한 기조는 사고 원인이 초래할 외교적 파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사고 원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이란의 공격으로 드러날 경우 미국, 이란 양측과 대화를 통해 한국 선박의 안전한 통행을 확보하고자 노력해온 정부의 운신 폭이 좁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미국의 파병 압박도 거세질 수 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미국과 이란 그리고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오만)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며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