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물가 상승률 3.4%로 둔화…연준 금리 동결 기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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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물가는 2021년 이후 최저 수준, 에너지·항공료는 여전히 고공행진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 CPI) 상승률이 3.4%로 둔화하면서, 다음 달 연방준비제도(Fed)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한층 커지고 있다.
미 노동부(Labor Department)는 12일 7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다고 발표했다. 6월 3.5%보다 소폭 낮아진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core CPI)는 전년 대비 2.5% 올라, 6월(2.6%)보다 둔화했다. 이는 지난 2월과 함께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는 근원물가가 0.2% 오르는 데 그쳐, 전반적인 물가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해석에 힘을 실었다.
무디스(Moody’s)의 마크 잔디(Mark Zandi)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매우 무난한 보고서로, 예상 범위 정중앙에 들어왔다”며 “물가는 여전히 높지만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품목별로는 명암이 엇갈렸다. 에너지 가격은 지난 1년간 14.7% 뛰었다. 휘발유 가격은 전년 대비 24.6%, 등유를 비롯한 연료유는 39.1% 올랐다. 자동차서비스업체 AAA에 따르면 12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04달러로, 1년 전 3.14달러보다 크게 높아졌다. 다만 7월 한 달만 놓고 보면 평화협상 기대감에 휘발유 가격이 전월 대비 2.9% 내렸다.
항공료도 지난 1년간 25.5% 올랐고, 전월 대비로도 2.2% 상승했다. 주거비(shelter)는 호텔 요금 하락에 힘입어 상승폭이 크지 않았지만, 임대료와 주택 소유 비용은 전월 대비 0.3% 오르며 최근 몇 년간 전체 물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계속 작용하고 있다. 자동차보험료는 내렸지만 중고차 가격은 전월 대비 0.4% 오르며 식품·연료를 제외한 상품 물가를 0.2% 끌어올렸다.
식료품 물가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년간 식품 가격은 3% 올랐고, 집에서 소비하는 식품(food at home) 가격은 2.7% 상승에 그쳤다. 보스턴칼리지(Boston College)의 브라이언 베슌(Brian Bethune) 경제학 교수는 “식품 가격은 그리 나쁘지 않지만 품목별 편차가 크다”며 “육류는 큰 폭으로 올랐고 닭고기는 소폭 내렸으며, 달걀 가격은 마침내 안정됐지만 이번엔 상추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실제 식중독균(사이클로스포라) 유행 우려로 상추 수요가 줄면서 과일·채소 지수에 부담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흐름은 다음 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FOMC) 회의를 앞두고 초미의 관심사다. 연준은 지난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3.75% 범위로 동결했지만, 일부 위원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Group) 기준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9월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58%로 반영하고 있다. CPI 발표 직전 54%, 전날인 11일 52%였던 것과 비교하면 동결 기대가 한층 높아진 셈이다. 스테이트스트리트(State Street)의 시모나 모쿠타(Simona Mocuta) 이코노미스트는 “9월 회의 전 지표가 한 차례 더 나오긴 하지만, 이번 수치만으로도 9월 인상 가능성은 사실상 배제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낙관은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Federated Hermes)의 캐런 마나(Karen Manna) 채권투자 담당 이사는 “5년 넘게 목표치를 웃도는 물가가 이어진 만큼, 당국자들은 행동에 나서기 전에 명확하고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며 “그때까지 연준은 관망 모드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이란 전쟁이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는 만큼, 에너지 가격이 다시 뛰면 물가 흐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8월 들어서는 휘발유 가격이 다시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결국 물가 둔화 흐름이 앞으로 얼마나 꾸준히 이어지느냐가 연준의 다음 결정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